인상깊은 구절
말로는 잘 설명이 안 되지만, 의미를 가진 그런 풍경.
우리는 그 뭔가에 제대로 설명을 달기 위해서 살아가는 그런 면이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해"
"그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근거 같은 게 된다는 얘기인가요?"
"아마도."
"내게도 그런 풍경이 있어요."
"그걸 소중히 간직하는게 좋아."
"소중히 간직할게요." 아오메메는 말했다
누구에게나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의미있는 풍경이 있다.
하지만 그 풍경이라는 것은, 사람의 눈으로 투영되어 머리속에 기억되는
지극히 경험적이고 주관적인데다가,
혼자만이 간직할 수 밖에 없는 개인적인 장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곽아람 작가는 그 풍경을 그동안에 읽었던 책들에서 찾아보고,
책속에서 느껴던 장면을 한폭의 그림과 연관지으며 형상화 시켰다.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기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곽아람 작가.
그녀는 서른살의 커리어 우먼으로서(다소 시니컬한 시각으로)
그녀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본다.
무엇을 기다리며 이 책을 쓴 것일까.
책에는 그 기다림에 대한 설레임 보다는
기다림을 통해 느꼈던 좌절 또는 안달나있는 현실을 부정하려는 듯
내내 쉬크한 말투와 불만스러운 감정으로 일관한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현재의 나로서는
기다림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지만,,
희망이라는 글자 하나 부여잡고 같이 기다리고있는 주위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닌듯...
작가는 책 속에서도 희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희망이 무서운 것은 그것이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욕망은 현실적이고 비루하지만 희망은 비현실적이고 정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언가를 갈구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그 둘은 같은 것이다. "
하지만 작가로서도 희망을 희망하는 것을 포기하진 않는다.
동란속에서 불투명한 현실감이 팽배했던시절의
홀로 유유히 논길을 걸어가는 신사를 그린 장욱진의 "자화상"을 소개하며
아래 같이 장욱진의 말을 인용한다.
"자연 속에 나 홀로 걸어오고 있지만 공중에선 새들이 나를 따르고
길에는 강아지가 나를 따른다. 완전고독은 외롭지 않다. - 장욱진, "자화상의 변:화랑"
<갤러리현대>
기다림이라는 것은 어차피 홀로 걸어가는 것이고,
그것은 온전히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닐까
걸어가야할 그 길이 황량하고 아무도 없는것 같지만.
조금만 시각을 바꿔보면 강아지와 새들도 친구가 되듯
좀더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난 장욱진의 자화상을 보며 예전에 좋아했던 철수의 '길'이 생각난다.
새로운 길거리를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새로운 일에 겁없이 뛰어들곤하는 나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어주었던 그 그림.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젠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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