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가 왜 당신을 채용해야 하나요?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고 생각해 볼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지원자가 면접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서류전형에서 느꼈던 그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회사가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이러저런 소설을 쓰면서도 당당할 수 있었던 서류전형과는 달리, 눈앞에 앉아있는 면접관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디 한번 얘기해 보시지'라는 표정으로 눈에 불을 켠 채 나의 모든 것을 면밀히 평가받는 느낌입니다.
이렇듯 지원자들은 대개 면접관들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미묘한 갑-을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이는 면접관의 평가가 지원자 본인을 극심한 취업난에서 구원해 주고, 월급을 주는 회사에 다니게 해 줄 수 있으리라는 맹목적인 믿음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산업시대의 근무환경에서나 발생하는 노동자-고용주 사이의 관계이며 구직자 입장의 일방적인 견해일 뿐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현대 사회의 기업이 처한 상황과 인재 육성의 절실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나를 채용하지 않으면 당신 회사에 손해입니다' 라는 자신감을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으며, 적어도 이러한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갑-을 관계를 뒤바뀌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나를 뽑지 않으면 당신 회사가 손해입니다' 라는 당당함으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자신감은 지원자 본인이 그동안 살아온 삶의 질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쌓은 경험 속에서 의미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낼 수 있고 그것이 지원한 회사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이러한 자신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실 요즈음 많은 대학생들은 취업 스팩을 맞추기 위해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의미'를 끄집어 낼 이렇다할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직장이나 사회에서 원하는 것은 책상 밖에서 일어나는 많은 흥미로운 경험들을 얼마나 자신만의 색깔로 잘 소화해내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회사를 굴러가게끔 하는 원동력이 될테니까요.
당신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지요.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었던 경험이 있나요? 아니면 적어도 스스로를 발전시켰던 경험은 어떤 것이 있나요? 그리고 그것이 '나를 채용해야만 하는 차별화된 경험 인가요?'
나만의 차별화된 마지막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자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험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2개월 정도의 단기 목표로 수행할 수 있는 여러분만의 마지막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본인의 전공과 유관하다면 금상 첨화겠지만, 굳이 사고를 한정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경험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죠.
예를들어볼까요?
바리스타가 꿈인가요? 콜롬비아나 베트남 커피 농장으로 직접가서 커피수확, 제조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고 이왕이면 좋은 원두를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현지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프로그래머라면 매력적인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세계의 프로그래머들과 소통하며 이름을 등재해 보거나,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여 스토어에 올려보세요
경영, 마케터가 꿈이라면 세상에서 정신없이 튀어나오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 시사점과 장래성에 대해 포스팅해 보새요. 트렌드 인사이트 또는 유니타스브랜드 라는 좋은 사이트도 많이 있습니다.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정리해서 이러한 사이트에 기고해 보세요. 아니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사업을 분석하고,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CSV 방안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구상해 보는것도 좋겠네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가요?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지로 어필하는 것 보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MINTs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국가를 한달간 여행하고 그들의 문화 트렌드나 삶의 방식, 언어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산업 디자이너의 경우, 조금만 눈을 크게뜨고 보면 세상의 수많은 상품 디자이너에 대해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연말 시즌 파리바게트는 휴대용 컵에 날개를 다는 디자인을 선보였죠. 한손에 잡기도 불편해서 전혀 기능 편의적인 디자인이 아니었는데 도데체 왜 그런 디자인을 (아마도)수억을 들였을까요? (아마도 편의성 보다는 유니크한 미케팅 전략이었을 듯 하네요)
하다못해 스노우보드가 너무 좋아 올 시즌 스키장에서 살게 되었다면, 여러분이 직접 느끼게되는 스키장의 고객 서비스 행태를 국내의 모든 스키장별로 나누어 분석해 본다거나, 더 나아가 그들의 마케팅 방법이나 차별화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는것이지요. 이왕이면 옆나라 일본이나 저 멀리 캐나다의 휘슬러, 아랍애미리트의 사막 스키장까지 비교 분석해 보는 것이죠.
결국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세상을 조금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이 생기게 되고 그 해답을 찾은 과정속에서 스스로의 역량이 쌓이게 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왜'에 대해 가만 놔두지 않는 모습은 (본인의 전공과 상관없이) 본인의 가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량이며 이것이 바로 회사가 신입사원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이제 많은 기업들의 상반기 공채가 시작되었네요. 작년 말부터 취업 준비생을 위해 포스팅을 연재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첫 아가가 생기게 되어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제 글을 읽고 취업준비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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