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소통의 AI: 새로운 시대의 시작

 

AI 대중화 시대 중요한 변혁의 동인으로 ‘창작의 민주화’, ‘추론 비용의 절감’과 함께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의 혁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간과 AI가 소통하기 위한 Text, 음성, 이미지, 영상 등 거의 모든 수단에서 기존의 어떤 기술보다 진보하고 있으며, 이것이 AI와 나와의 관계를 '도구'에서 '동료'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오류와 이슈, 걱정거리들이 남아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혁신적인 기능과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어 AI와 소통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GPT-4o가 발표되면서 AI와의 소통 방식은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AI의 감정 표현이 좀더 섬세해졌고, 영상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졌으며, 실시간성이 실제 인간 사이의 대화 수준으로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스피커 너머로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AI 인지 사람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죠.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GPT-4o는 매우 풍부한 목소리 톤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흥분을 전달하며, 때로는 빠른 말투로 또는 속삭이는 말투로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상황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속도는 평균 320 밀리초로,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과거 GPT4의 반응속도가 2.8초였던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이제 긴박한 순간에 적시에 알림을 주는 AI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 밖에, 처리할 수 있는 영상길이나 답변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되었고, 손글씨 이미지를 인식하거나 및 다국어 이해 측면의 모델 성능도 뛰어나, 더 '사람' 처럼 반응하는 기능에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미래에셋증권

 

이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 혁신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 AI가 내 시간을 줄여주는 '조수'로서 이것 저것 시키고 결과를 받아보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처럼 나와 같은 것을 바라보거나 생각을 나누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죠.

 

그 중 이번 장에서는 상호작용의 혁신에 따라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메타버스’ 분야와 ‘고객 서비스’ 분야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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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가상 공간의 혁명 : 메타버스의 재도약

2022년에 엄청나게 주목을 받았던 메타버스는 생성형 AI 기술의 열풍과 함께 관심이 급격히 줄어 들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현실 세계의 교류가 회복되자 메타버스 서비스가 지속가능성을 증명하지 못했고, 수익모델 역시 찾아내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실시간으로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AI 가 가상공간에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사람과 가상의 존재 간에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가상 세계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들어,

• 실시간 감정 인식 및 반응이 가능합니다. 메타버스 아바타가 사용장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이에 반응하는 기능을 통해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바타가 위로하거나, 즐거워할 때 축하해 주는 등의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 다국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통해 메타버스 회의나 게임 내에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글로벌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며,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줍니다.

• 메타버스 웰빙 센터와 같은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사용자가 메타버스 내에서 AI와 함께 명상, 수면 유도 음악, 멘탈 케어 프로그램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AI가 사용자의 감정 상태와 호흡을 분석하고, 실시간 코칭을 해주는 등 맞춤형 웰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NPC(Non Player Character. 사람 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 로 게임 유저와의 소통에 몰입감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질문과 대답을 하던 NPC 기능을 넘어, 어떤 질문이더라도 캐릭터의 페르소나 및 전체 스토리에 적합한 그럴듯한 대답이 가능한 것이죠. 

이러한 시도는 이미 온라인 게임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마운트 앤 블레이드-베너로드”는 ChatGPT를 활용하여 플레이어와 NPC가 정해진 선택지가 아닌 직접 입력하는 채팅 내용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데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서는 플레이어가 NPC의 요청을 바로 들어주는 대신 흥정을 하거나 다른 조언을 구해도 NPC가 맥락에 맞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기존 게임에서 보기 힘든 장면으로, NPC가 개발자가 정해준 대로만 움직이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플레이어와 실감나게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죠.

 

 

채팅이 가능한 NPC는 음성으로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를 NPC에 적용한 게 임 ‘카이로스(Kairos)”의 데모 영상 속에서 NPC와 플레이어가 음성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담았죠.

 

여기서 플레이어가 ‘Can I help?’ 라고 묻자 그제서야 NPC가 미션을 부여하는 식입니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NPC의 반응도 달라진 것이죠. 그래픽 기술과 AI가 발전하면서 너무나 현실적인 NPC가 플레이어를 속이는 등의 윤리적 문제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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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멀티 모달 기반 고객 서비스 혁신 : 현실 세계의 재구성

생성형 AI가 사물을 바라보고, 듣고, 해석하는 멀티모달 기능은 현실 세계의 서비스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 특히 대 고객지원 및 상담 서비스가 가능한데, 고객이 고장 난 제품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면서 문제를 설명하면 AI가 이를 인식하고 대화를 이어 나가며 지원을 받는 식입니다.

• 교육이나 학습을 지도하는 서비스에서도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림이나 다이어그램을 AI에게 제시하면 그림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해결 방안은 무엇일지 실시간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언어 학습 분야에서는 특정 물체를 보여주며 스페인어 단어를 배우고, 실시간 통역을 통해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의료 서비스에서도 환자가 증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피부 문제, 엑스레이 등의 이미지와 음성 등을 분석하여 특정 질병의 증상을 식별하고, 의학적 조언이나 진료 예약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감정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카운슬링과 감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하죠

• 창의적 작업에서 협업도 가능합니다. AI가 현실세계의 사용자와 함께 음악, 예술 작품, 스토리를 창작하고,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사용자가 음악을 만들 때, AI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화음을 만들어내거나 제안해 주거나, AI 멤버들과 함께 밴드를 구성하여 공연을 할 수도 있습니다.

• 디지털 동반자 플랫폼을 통해 AI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고, 중요한 날을 함께 축하하는 디지털 동반자 서비스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외모를 확인하고, 일상 생활을 관리하며, 감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식이죠. 1인 가정이나 독거 노인 등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 개인화된 쇼핑 경험 제공도 가능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의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말로 설명하면, AI가 이를 분석하여 유사 제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되는 식이죠. 사용자가 오늘 있을 이벤트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 입고있는 옷이 어떤지 조언을 구하면 오늘 날씨와 이벤트 성격, 만나는 사람들을 고려하여 스타일을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화된 쇼핑의 가능성을 Yukiya Okuda가 제시한 아래 영상과 같은 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PT-4의 Vision API와 Dall-E3를 조합하여 고객이 입은 옷의 스타일을 조언해주고 예시 이미지까지 출력하는 데모입니다.

 

GPT에게 자신의 현재 입은 의상의 영상을 전달하면, GPT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조목조목 작성하고, 개선된 의상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추천하는 의상의 실제 스타일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AI가 추천하는 내용은 지금 착용한 바지보다 슬림 핏을 선택하면 실루엣이 좋아진다 거나, 신발이 전체적인 느낌을 좌우하므로 가죽 신발 또는 운동화를 선택할 수 있다며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마지막 모델핏의 이미지화를 통해 전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실제 상용화에는 아직 많은 개발이 필요하지만, GPT-4o 와 같은 기술 발전을 통해 근 시일 내 [전설로 화자되는 패션테러 소개팅남]은 이제 커뮤니티가 아닌 AI에게 소개팅에 나갈 옷을 물어보게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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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I 서비스 혁신에 따른 정보관리 이슈

앞으로 고객과의 접점에서 콘텐츠를 유통하고, 새로운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에서는 생성형 AI의 음성, 멀티모달 기능과 자동화된 챗봇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AI 기반의 보고 들을 수 있는 멀티모달 서비스는 개인이 처한 상황과 외모적 특성, 음성, 글 쓰는 패턴 등을 인식할 수 있어, 과거에 비해 개인적인 정보를 더욱 포괄적으로 수집, 오남용에 대한 취약점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해 AI(혹은 개발자)가 이전보다 더 많은 컨택스트를 알게되는 것이죠

 

또한, 개인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맞춤형 차별’의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특정 인물의 목소리와 얼굴 등 외모를 AI로 학습하고 대체하는 기능은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 무단 도용 등의 이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와 기술 혁신 사이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